오늘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오늘의 복음은 아주아주 간단합니다. 나 자신이 예수님을 사랑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예수님을 사랑하십니까? 분명히 여러분들은 “사랑합니다”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저 역시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이 믿고 있는 예수님은 입으로 하는 “사랑합니다”에 만족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어느 정도 사랑하는지 행동으로 보여 달라고 하십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사랑하고 또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은총을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첫 번째로 성령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들을 고아로 버려두지 않고 다시 오시겠다고 하십니다. 세 번째로 세상은 보지 못하지만 우리들은 볼 수 있으며 죽음이 없는 영원한 생명을 살 것이라는 뜻의 말씀을 하십니다. 이 모든 은총을 받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행동으로 이어지는 사랑입니다. 즉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사실 입으로는 예수님을 사랑한다지만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어렵습니다. 물론 의지적으로는 아니겠지만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한에서 어렵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물질적인 것으로부터의 유혹, 세상의 것에 대해 만족하려는 것, 연약한 우리들에게는 정말 이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기에는 불가능합니다. 매일 묵상, 성지순례, 묵상회 등등 열심히 참가를 해도 원 위치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불가능한 것을 알고 계신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용기를 주시려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예수님 안에 있고 또한 예수님 역시 우리들 안에 항상 있다는 것을 알려주시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용기를 갖고 너희의 눈으로 나를 보지 못한다 해도 상심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이렇게 우리들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저 역시 마찬가지지만 가끔 하느님을 원망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원망을 한다고 해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원망을 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존재를 믿는 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원망 안에 머무르기 보다는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우리안에 계시고 또한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부족한 나를 사랑해주시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요즘 우리들은 바이러스로 인해서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일본에서 혼자 미사를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마음으로 바이러스에 걸리면 어쩌나 라는 걱정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을 한다고 올 바이러스가 도망가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앙인으로써 우리들이 가져야 할 것은 사회적 아픔 속에서도 예수님을 향한 믿음이 나 자신에게 있는지 스스로 묻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내 안에 계시고, 예수님 안에 내가 있다는 것을 믿고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야 할 시간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