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복음에서의 중심은 예수님이 아닌 두 명의 제자들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했던 제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죽음으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희망과 기대가 무너지자 실망과 실의에 가득차서 어디론가 가고 있는 도중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고향으로 가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이러한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셨지만 그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더군다나 예수님의 물음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관한 일입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셨습니다.”
이렇게 3년의 기간 동안 예수님과 함께 먹고 잠을 잤던 그들은 예수님께서 바로 옆에 와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우리들이 오늘의 복음을 통해서 알아야 할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우리들이 주의 깊게 보고 마음깊이 새겨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저녁이 되어 어두워졌기 때문에 예수님을 초대했던 것입니다.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이 말에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하였습니다. 이것에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즉 날이 저물어 어두워졌다는 것은 매일 매일 우리들에게 찾아오는 어둠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어둠이 왔을 때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예수님뿐이라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을 초대하고 그분을 매일 만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에서 했던 모습으로 그들에게 빵을 나눠 주었습니다. 두 제자들은 이 빵을 먹으면서 예수님을 알아보게 되었으며 그들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지상에서 많은 시련을 받고 있는 우리들은 매주 미사를 통해서 하느님의 지극히 높으신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사랑이야 말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제자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간 것처럼 다시금 우리들은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입니다.